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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재밌는/채소달력

[그림 달력 만들기] 채소달력. 아이패드로 캘린더 만들기

by 희;hee 2020. 12. 4.

올해 초, 그림을 배우면서 목표로 삼았던 채소달력이 드디어 완성되었다!!! 

배송된 달력을 본 순간 눈물이 왈칵 날 뻔했다. 정말 큰 희열을 느꼈다. 이게 완성이 되는구나 싶더라..ㅠㅠ

누끼 따는 것도 제대로 해 본 적 없어서 과연 이미지가 깨끗하게 잘 들어갔을까 하는 걱정에 마음이 조마조마했었다.

천만다행으로 잘 나와서 어찌나 안도했는지. 오랜만에 성취감을 느껴서 그런가 자신감도 조금 올라간 기분이었다.

 

무언가를 그냥 하는 게 아직은 어색했던 때라, 뭐 하나를 먹어도 이유가 있어야 했는데 그림 그리기도 그랬었다.

그냥 배우고 싶으니깐 배워야지 하긴 했지만 뭔가 그 취미의 목적이나 결과물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내가 오래전부터 갖고 싶었지만 잘 없었던 <채소달력>을 기획하게 됐다. 

귀여운 채소 그림이 가득한 책상용 달력.

 

회사에 다닐 때부터 다이어리보다는 달력에 업무 일정 쓰는 게 편해서 실용성에 중점을 뒀다.

처음에는 오일 파스텔이나 수채화로 직접 그려 스캔을 떠서 이미지를 넣을 생각이었는데

그렇게 하면 완성을 못 할 것 같아서 아이패드를 이용하기로 했다.

이번에 다시 느꼈지만 책 만들면서 아이패드를 매우 잘 활용할 줄 알게 되어서 뿌듯했다.

 

기간은 구상까지 다 하면 1달 정도 걸렸고, 실제로 그림 그리기와 포토샵 작업은 2주 정도 소요됐다.

어떤 달에 어떤 채소를 넣을지도 많이 고민했었는데, 정말 큰 복병은 포토샵 작업이었다.

비전공자가 하려고 하니 뭐 하나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다 하나하나 찾아보고 이렇게도 했다가 저렇게도 했다가.. 체력적으로 기가 많이 빨리는 과정이었다.

누끼만 따면 되는 일이었는데, 그 누끼 따는 게 너무 어렵더라. 

유튜브에 좋은 선생님들이 계셔서 그 영상들을 보면서 열심히 해보니 완성은 되더라.

 

그렇게 만들어진 나의 채소달력. 

월마다 제철 채소를 그려넣었는데 넘 귀엽다..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달력 ㅋㅋㅋㅋ

 


달력 만드는 과정

과정이라고 쓰기엔 많이 거창하긴 하지만 후기를 기록하자면

 

1. 굿즈 만들기 사이트 적극 활용

 사이트에서 기본으로 제공해주는 템플릿에서 그림만 넣어 제작했다.

 여러 사이트가 있지만 나는 오프린트미(www.ohprint.me/)에서 만들었다.

 명함도 이 사이트에서 만들었고, 당시에 캘린더 할인 쿠폰도 줘서 고민 없이 선택.

 여러 템플릿 중 자기 마음에 드는 걸로 고르면 이미 50%는 완성된거나 다름없다.

 

2. 아이패드로 그림 그리기

 밑그림부터 색도안까지 다 어도비 스케치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내 아이패드는 미니 4여서 애플팬슬 없이 작업하는거라 엄청 섬세한 작업은 할 수 없다..

 하지만 특유의 투박한 감성이 있어서 매우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다양한 시안을 보면 어떤 느낌의 그림체로 할까 생각을 많이 했고, 느낌이 가는대로 그리기 시작했다.

 채소는 제철별로 최대한 많이 그렸다. 열두 달에 넣을 채소 고르는게 많이 힘들었다.. 다 넣고 싶어서ㅠ.ㅠ

 일단 무조건 많은 채소를 그리고 그 안에서 조화를 찾으려고 했다.

 

3. 포토샵 작업

  누끼 따는 유튜브 영상은 엄청 많아서 자신이 가장 잘 따라할 수 있는 걸 보면 된다.

  디자인숩님 영상(youtu.be/ZN1nx3fe8GI)이 나에게는 제일 잘 맞아서 요걸 보면서 도움을 받았다!

  감사합니다 :) 

   

  인쇄물에는 RGB가 아닌 CMYK이 필요하니 고화질의 cmyk로 열심히 작업했다가

  기본 템블릿 선택에서는 JPG 나 PNG 파일만 적용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나의 이틀은 사려졌다고 한다..

  눈물을 흘리며 PNG 파일로 최종 작업했다. PNG 파일로 인쇄해도 파일이 안 깨질까 정말 걱정이 많았는데,

  많은 후기를 읽어보니 오프린트미는 화면에서 보이는 그대로 출력된다는 말이 많아서 믿고 주문했다.

  다행히 작업 화면대로 색감으로 잘 나왔다ㅠㅠ (제작은 3~4일 정도 소요)


채소다방을 만들 때도 느꼈지만 내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 자체가 나 자신에게 큰 자양분이 되는 것 같다.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올해 같이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경험한 상실감에 우울하고

과거의 날 탓하기도 했었는데 작지만 계획했던 일을 해냈다는 게 참 위로가 되었다. 다시 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